우리는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정말 내가 자유로운 걸까?'라는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뉴스는 매일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SNS는 우리의 생각을 읽어내며, CCTV는 곳곳에서 우리를 지켜봅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는 바로 이런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전체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가 어떻게 무력하게 박탈되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는 정말 안전한지를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전체주의 사회의 무서운 통제 시스템
<1984>의 배경인 오세아니아는 철저한 감시와 통제로 작동하는 사회입니다. 검은 수염의 빅브라더 얼굴이 도시 곳곳을 내려다보고, 텔레스크린은 모든 말과 동작을 감시합니다. 주인공 윈스턴이 일하는 진실부에는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라는 슬로건이 새겨져 있습니다. 얼핏 보면 모순된 이 문구들이 당연한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곳, 그것이 바로 전체주의의 핵심입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2분 증오' 의식입니다. 당원들은 매일 오전 11시에 영상실에 모여 반혁명 활동가 골드스타인을 향해 광적으로 소리를 지릅니다. 이성적이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증오에 휩싸이고, 윈스턴조차 저항할 수 없는 분노에 휩쓸립니다.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집단적 광기는 개인의 이성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윈스턴의 일은 진실을 수정하는 것입니다. 당은 과거를 원하는 대로 바꾸고, 수정된 기록은 새로운 신문으로 발행되어 과거의 증거는 사라지고 새로운 진실이 창조됩니다. 언어학자 사임은 신어를 통해 단어를 줄이면 사고 범죄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합니다. 생각할 말조차 사라지면 사상죄를 범할 수 없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진실은 조작되고 언어는 축소되며, 궁극적으로 생각할 자유마저 사라지는 현실입니다.
저의 경우, 소설 초반에는 '아무리 세뇌해도 이 정도로 자유를 박탈하는 게 현실에서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뇌당한 시민들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 통제 수단 | 작동 방식 | 효과 |
|---|---|---|
| 텔레스크린 | 24시간 감시 및 도청 | 사생활 완전 박탈 |
| 2분 증오 | 집단 광기 유도 | 개인 이성 무력화 |
| 진실부 | 과거 기록 조작 | 역사 왜곡 및 진실 파괴 |
| 신어 | 언어 축소 | 사고 자체를 통제 |
윈스턴은 위험을 무릅쓰고 일기장을 쓰기 시작합니다. "빅브라더를 타도하자"고 쓰는 순간, 그는 자신이 사상죄를 저질렀음을 깨닫습니다. 사상범 체포는 밤에 이루어지고, 체포되면 존재 자체를 부인당한 채 완전히 잊혀집니다.
프롤들이 사는 구역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였지만, 갑작스러운 폭격이 일상처럼 일어나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윈스턴은 텔레스크린이 없는 골동품 가게 2층 방을 발견하고 희망을 품지만, 그곳에서 검은 머리 여자 줄리아와 마주칩니다.
세뇌 과정과 인간성의 붕괴
줄리아는 윈스턴에게 작은 종이 쪽지를 건넵니다. 쪽지를 펼친 윈스턴의 머릿속은 새하얘집니다. 적이라고 생각했던 그녀가 건넨 것은 희망의 메시지였습니다. 두 사람은 승리 광장에서 만나 비밀스러운 관계를 시작합니다. 줄리아는 자신이 스파이단 분대장이며, 당 활동에 열심인 척하며 살아남는다고 고백합니다. 그녀는 윈스턴의 얼굴에서 "저항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고 기회를 엿봤다고 말합니다. 두 사람은 골동품 가게 2층 방을 은신처로 사용하며 짧은 평온을 누립니다. 윈스턴은 처음으로 평온함을 느끼고 불안 없이 잠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평화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어느 날 오브라이언이 나타나 신어 사전을 빌려가라며 자신의 집 주소를 알려줍니다. 윈스턴은 비밀 조직인 '형제단'이 존재하며, 오브라이언이 자신을 초대한 것임을 확신합니다.
오브라이언의 저택에서 윈스턴과 줄리아는 형제단 가입을 결심합니다. 오브라이언은 형제단은 어둠 속에서만 존재하며,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고, 체포되어도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다고 경고합니다. 변화는 먼 훗날의 일이며, 그들은 아무 변화도 보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죽음을 감수하겠다고 답하는 두 사람이었지만, 서로를 배신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그건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이 가장 비극적입니다.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너희는 이미 죽은 목숨이다"라는 소리와 함께 사상 경찰이 나타나 두 사람을 체포합니다. 윈스턴이 아끼던 유리 문진이 깨지고, 상점 주인은 사상 경찰의 다른 얼굴을 드러냅니다.
붙잡힌 윈스턴과 줄리아에게는 끝없는 고문이 시작됩니다. 한 죄수는 '백일호실'이라는 단어에 경악하며 가족들까지 죽이더라도 백일호실만은 면하게 해달라고 애원하며 끌려나갑니다.
고문 속에서 윈스턴은 오브라이언을 다시 만납니다. 놀랍게도 오브라이언은 윈스턴을 7년 동안 관찰해왔고, 그를 "완전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겠다"고 말하며 전기 고문을 시작합니다. 오브라이언은 윈스턴이 일기장에 썼던 "한 개를 한 개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언급하며, 당이 두 개라고 말하면 두 개가 된다고 강요합니다. 고통 속에서 윈스턴은 결국 손가락이 두 개라고 대답하며 사상이 강제로 재교육되는 과정을 겪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설 후반부에 윈스턴이 이 세뇌에 굴복하게 되는 과정을 읽으며 가장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오브라이언은 "그 여자는 자네를 배신했다. 쉽게, 망설임도 없이"라고 말합니다. 다만 윈스턴은 줄리아를 배신하지 않았음을 인정받자 오브라이언에게 고마움과 존경심을 느낍니다. 이게 바로 세뇌의 무서움입니다. 고문하는 사람에게 감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윈스턴의 몸은 회복되지만, 그의 뇌는 재교육을 통해 항복합니다. 그는 죽음을 기다리며 마지막까지 그들을 증오하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브라이언은 윈스턴의 감정적인 진전이 없다며 "빅브라더를 사랑해야만 한다"고 말하며 윈스턴을 101호실로 끌고 갑니다.
101호실에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것이 있는데, 윈스턴에게는 그것이 바로 쥐였습니다. 쥐들이 얼굴을 파먹을 것이라는 위협 앞에서 윈스턴은 공포에 질려 줄리아에게 대신 해달라고 소리칩니다. "부끄러워 말게. 아주 자연스러운 거니까"라는 오브라이언의 말과 함께 윈스턴의 정신은 완전히 붕괴됩니다.
출소 후 윈스턴은 매일 술을 마시며 살아갑니다. 공원에서 줄리아를 마주친 그는 서로를 배신했음을 인정합니다. "그런 일이 닥치면 다른 사람이 괴로워하는 건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자신만 생각하게 마련이죠." 윈스턴의 마지막 독백은 전체주의의 완벽한 승리를 보여줍니다. "투쟁은 끝이 났다. 나는 빅브라더를 사랑했다." 모든 저항이 무의미해졌고, 개인의 정신까지 완전히 굴복당한 것입니다.
필자의 한 마디
<1984>는 단순한 디스토피아 소설이 아닙니다. 전체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가 얼마나 무력하게 박탈되는지, 세뇌와 고문이 인간의 정신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주인공 윈스턴의 정신이 혼란스러워지고 세뇌당하는 과정에서의 심리 묘사는 전체주의의 무서움을 확실히 깨닫게 합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 사회에도 언젠가 빅브라더 같은 존재가 등장하는 게 아닐까? 혹은 이미 존재하고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시 카메라, 빅데이터, SNS 추적... 우리는 정말 자유로울까요?
이 소설 읽고 나니 일상 속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 누리던 생각의 자유, 말할 자유가 사실은 지켜내야 할 권리라는 것을요. 이 소설이 70년도 더 전에 쓰였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무섭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