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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이 명작인 이유 (떡밥 회수, 선악의 기준, 증오의 사슬)

by boojangnim 2026. 2. 25.

&lt;진격의 거인&gt; 포스터

<진격의 거인>을 처음 보았을 때 저는 그저 도파민 터지는 소년만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완결까지 다 보고 나니, 이 작품이 단순한 전투물이 아니라 인간의 증오와 전쟁, 선과 악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애니메이션은 해석 영상까지 완벽하게 봐야 다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화부터 시작된 떡밥회수의 예술

여러분은 애니메이션 1화를 보고 나서 "이게 대체 무슨 의미지?" 하고 궁금했던 적 있으신가요? 진격의 거인은 1화 제목부터가 떡밥입니다. '2000년 후의 너에게'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엔 그냥 멋있는 제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완결편까지 가니 이게 전부 복선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작가가 13년 동안 연재하면서 1화부터 깔아둔 떡밥을 하나하나 회수하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특히 1화에서 에렌이 눈물을 흘리며 꿈에서 깨어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카사에게 "네 머리 정말 길었네"라고 뜬금없이 말하죠. 당시에는 그냥 이상한 장면이라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가서 이 장면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됐을 때는 정말 황홀하기도 했습니다.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게 설정을 짜놨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관 설정이 굉장히 복잡하고 자잘한 떡밥들도 많기 때문에, 처음 볼 때는 설정에 오류가 있는 것 같다는 의문이나 모순점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식인 거인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설정 자체가 이상했고, 인류가 어떻게 50미터 높이의 벽을 쌓을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하실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이 모든 의문이 해소됐고, 그게 다 작가의 치밀한 설정이었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무너지는 선악 기준, 누가 진짜 악인가

진격의 거인의 가장 큰 특징은 뭘까요? 바로 절대적인 선과 악이 없다는 점입니다. 라이너, 베르톨트, 애니는 벽 안의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했고, 에렌의 어머니도 그들 때문에 죽었습니다. 그들은 당연히 나쁜 사람들이죠. 하지만 지하실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이들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가 이 부분을 보면서 가장 충격받았던 건, 에렌이 라이너를 만나는 장면이었습니다. 레벨리오 전투 직전에 에렌은 라이너에게 "너랑 나는 똑같아"라고 말합니다. 과거에 라이너가 에렌의 어머니를 죽게 만들었듯이, 이제 에렌도 라이너가 아끼는 사람들을 죽일 차례가 된 거죠. 입장이 바뀌니까 라이너의 선택을 이해하게 된 겁니다.

 

어떤 캐릭터의 관점으로 보아도 몰입과 이해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이 이 애니메이션만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라이너는 가족을 위해 벽 안 사람들을 죽였고, 에렌은 파라디 섬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마레 제국 사람들을 죽입니다. 누가 더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작가는 절대적인 선도 악도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최선의 선택이 있을 뿐입니다.

끝나지 않는 증오의 사슬

진격의 거인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장면을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망설임 없이 사샤의 아버지가 가비를 용서하는 장면을 선택하겠습니다. 이 장면은 '증오의 세월'이라는 작품의 핵심 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증오의 사슬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보면, 프리츠 왕이 거인의 힘으로 주변 국가를 침략하면서 수백만 명이 죽습니다. 그들은 마레 제국을 건설해 엘디아인들에게 복수하고, 그 과정에서 그리샤 예거의 여동생이 죽습니다. 그리샤는 레지스탕스가 되어 벽 안으로 들어가고, 에렌에게 거인의 힘을 물려줍니다. 마레 제국은 라이너를 보내 벽을 파괴하고, 그 과정에서 에렌의 어머니가 죽습니다. 에렌은 마레를 공격해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그 과정에서 사샤가 가비에 의해 죽습니다.

 

제가 이 구조를 보면서 느낀 건, 증오는 끝이 없다는 점입니다. 누군가 먼저 용서하지 않는 한, 이 사슬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샤의 아버지는 과거에 숲에서 사냥꾼으로 살았던 사람입니다. 힘으로 살아가는 세상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고아원을 운영하며 협력과 공생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는 가비가 자신의 딸을 죽인 것을 용서함으로써 증오의 세월을 끝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해피엔딩을 주지 않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파라디 섬이 다시 전쟁에 휩싸이는 장면이 나오죠. 사람들이 선해지려고 노력해도 증오의 세월을 끝내기는 정말 어렵다는 걸 보여줍니다. 만약 누군가 제 가족을 해친다면, 저도 용서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만큼 증오의 사슬을 끊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작품 속 현실

진격의 거인이 명작인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정치, 종교, 전쟁, 차별의 문제가 작품 안에 모두 들어있습니다.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자는 메시지는 현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진격의 거인은 보면 볼수록 새로운 의미가 발견되는 작품입니다. 저는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서 전쟁과 평화, 용서와 증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단순히 재미로 보기엔 너무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청사진을 이 만화책에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진격의 거인은 그냥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인간의 본성과 전쟁, 평화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꼭 완결까지 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해석 영상도 함께 보시면 작가가 숨겨놓은 수많은 복선과 메시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증오의 사슬을 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교훈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7AMczpttCq0